요건

준강제추행 -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은 어떤 상태를 말하나요?

작성 2026-10-26 · 준강제추행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낱말은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입니다. 조문에는 두 단어로만 적혀 있지만, 사건의 방향이 여기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말하는 쪽은 "그때의 내 상태를 법은 어떻게 보나"를, 혐의를 받는 쪽은 "그런 상태였다고 인정되는 기준은 무엇인가"를 묻게 됩니다.

이 문서는 두 낱말의 뜻을 대법원이 쓴 정의로 풀고, 실제 사건에서 그 상태를 확인할 때 어떤 사정들이 함께 살펴지는지를 정리합니다. 어떤 상황을 곧바로 한쪽으로 단정하려는 글이 아니라, 판단에 쓰이는 요소를 미리 알아 두기 위한 글입니다.

조문은 수단이 아니라 상태를 봅니다

형법 제299조가 처벌하는 것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놓인 사람에게서 그 상태를 이용해 저지른 간음⁠·추행입니다. 바로 앞의 강제추행 조문(제298조)이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수단을 요건으로 두는 것과 달리, 이 조문은 피해자가 놓여 있던 상태와 행위자가 그 상태를 이용했는지를 봅니다. 힘을 쓰지 않았더라도 상대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처지였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보호하려는 것을, 정신적⁠·⁠신체적 사정 때문에 성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성적 관계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합니다(대법원 2018도9781 판결, 2021. 2. 4. 선고). 상태를 따지는 이유가 피해자를 평가하려는 데 있지 않고, 거절할 수 없었던 사람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판결이 정리한 두 낱말의 뜻

같은 판결은 오래 이어진 판례의 정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내용을 풀어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낱말판결의 풀이
심신상실정신기능에 장애가 생겨 성적 행위에 관해 정상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상태
항거불능심신상실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마음이나 몸이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막혀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판결은 이 정의가 준강간뿐 아니라 준강제추행에도 똑같이 쓰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경우, 술이나 약물 때문에 잠시 의식을 잃은 경우, 의식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어도 같은 이유로 정상적인 판단과 대응⁠·⁠조절을 할 수 없었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것은 "이런 상태라면 해당한다"는 기준이고, 문제 된 그 시각에 실제로 그런 상태였는지는 사건마다 증거로 확인해야 할 사실입니다. 잠이 들었다는 말, 많이 마셨다는 말이 곧 결론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의식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자주 생기는 오해는 "걸어 다녔고 말도 했으니 항거불능은 아니다"라는 판단입니다. 판결은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술의 영향으로 의사를 만들어 낼 능력이나 침해에 맞설 힘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한두 장면이 아니라 그 시점의 전체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 방향도 같습니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 하나로 조문의 상태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단편적인 장면 하나로 판단하지 않고, 아래와 같은 사정을 함께 놓고 봅니다.

상태를 가늠할 때 함께 살피는 사정

같은 판결은 음주가 얽힌 사건에서 법원이 살펴야 할 사정을 넓게 열거했습니다. 그 가운데 주요한 것을 묶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몸 상태에 관한 것: 마신 양과 속도, 마신 뒤 흐른 시간, 평소 주량
  • 그때의 모습에 관한 것: CCTV나 목격자를 통해 확인되는 당시의 상태와 말, 행동
  • 두 사람에 관한 것: 평소 관계, 그날 만나게 된 경위
  • 행위에 관한 것: 성적 접촉이 있었던 장소와 방식, 그렇게 된 계기와 정황
  • 사건 뒤에 관한 것: 이후 두 사람이 보인 반응

이 목록은 피해자 쪽에만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혐의를 받는 쪽이 상대의 상태를 어떻게 알았는지, 어떤 설명을 하는지도 같은 틀 안에서 합리적인지 검토됩니다. 기억이 비어 있는 경우를 법원이 어떻게 보는지는 기억이 없어도 고소할 수 있는지 다룬 문서에서 이어서 설명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조문

'심신'이라는 말이 들어간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는 행위자의 책임 능력을 따지는 조문으로, 피해자의 상태를 묻는 제299조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또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4항이 '항거불능'뿐 아니라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한 경우까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례가 적용되면 법정형도 달라지므로 법정형과 가중 사유 문서를 함께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잠들어 있었다면 언제나 심신상실로 보나요?

A. 판결은 깊은 잠에 빠진 경우를 해당하는 예로 들었지만, 문제 된 시각에 실제로 깊이 잠들어 있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할 사실입니다. 잠든 시각과 깨어난 경위, 주변 사람이 본 모습이 함께 살펴집니다.

Q. 약을 먹은 상태였던 경우도 같은 기준인가요?

A. 판결은 술과 함께 약물로 의식을 잃거나 판단⁠·⁠대응 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경우를 들고 있습니다. 어떤 약을 언제 먹었는지, 그 뒤의 모습이 어땠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정리

준강제추행의 상태 요건은 '의식이 있었나 없었나'로만 나뉘지 않습니다. 판단하고 저항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여러 사정으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다른 질문은 준강제추행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10조⁠·제298조⁠·제299조,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4항,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판례 본문 2026-10-20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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